창밖엔 눈이 내리고,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시려오는 겨울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주저 없이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을 꼽습니다.
날카로운 가위 손을 가졌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줄 수 없었던 슬픈 인조인간의 이야기. 조니 뎁과 위노나 라이더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만들어낸 이 아름답고도 잔혹한 동화는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줍니다. 오늘은 이 명작이 왜 '전설'로 남았는지, 그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시 한번 꺼내보려 합니다.

1. 고딕과 파스텔의 기묘한 조화

영화는 시작부터 시각적인 충격을 줍니다. 에드워드가 홀로 지내는 언덕 위의 어둡고 기괴한 고딕 양식의 성과, 그 아래 펼쳐진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마을. 이 극명한 대비는 에드워드가 겪게 될 이질감과 비극을 암시합니다.
창백한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번쩍이는 가위 손을 가진 에드워드(조니 뎁). 그는 외모만 보면 괴물 같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졌습니다. 반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에드워드를 소비하다가, 수틀리면 마녀사냥을 하는 잔혹한 이면을 보여주죠.
2. 만질 수 없어 더 슬픈 사랑 (줄거리)
화장품 외판원 '펙'은 마을 언덕의 오래된 성에서 미완성 인조인간 에드워드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옵니다. 가위 손 때문에 일상생활은 서툴지만, 그는 현란한 가위질로 정원 손질과 헤어 커트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며 마을의 인기 스타가 됩니다.

에드워드는 펙의 딸 킴(위노나 라이더)을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킴 역시 에드워드의 순수한 마음에 끌리게 되죠. 하지만 킴의 남자친구 짐의 질투와 마을 사람들의 오해로 인해 에드워드는 도둑, 혹은 위험한 존재로 몰리게 됩니다. 결국 그는 사람들에게 쫓겨 다시 자신의 어두운 성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게 됩니다.
3. "안아줄 수 없어"... 눈물 버튼 명장면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은 단연 '얼음 조각 씬'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에드워드가 거대한 얼음을 조각할 때, 흩날리는 얼음 가루가 마치 눈처럼 내리고 그 아래서 킴이 춤을 추는 장면. 대니 엘프만의 신비로운 음악(Ice Dance)이 더해져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마지막 순간, "나를 안아줘"라는 킴의 말에 에드워드는 자신의 날카로운 손을 보며 슬프게 대답합니다.
"I can't (그럴 수 없어)."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만질 수조차 없는 그 마음이 너무나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기에 추억으로 남겨야 하는 결말. 할머니가 된 킴이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어떻게 아냐고요? 그가 오기 전엔 이 마을에 눈이 오지 않았거든요."라고 말하는 엔딩은 여전히 먹먹한 감동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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